님은 금요일만 되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만나는 사람마다 괜히 반갑고, 어려운 일도 좋은 마음으로 대하게 되지 않나요? 날아갈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퇴근하는 길은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금요일만큼은 조금 느슨해지고, 설레는 하루였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을 담아 한 주를 무사히 살아낸 분들께 책과 안부를 전합니다🍀
Letters -금요일의 서가에서 보내는 안부
Book - 일과 삶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책 한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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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12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왜 그만두느냐 물어보는 이들에겐 성장의 기회를 얻고 싶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창한 이유를 내세웠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건강하지 못한 리더십을 보았고, 그러자 그곳이 더는 예전처럼 좋은 곳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커다란 실망감과 함께, 회사에 대한 애정은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을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휴식과 재충전'이라는 단어였어요. 아무런 방해가 없는 '무소속 상태에서의 휴식'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니까요. 그동안 못다 한 육아에 전념하거나, 퇴사 후 완전히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상상도 잠시 해봤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했어요. 후련할 줄만 알았는데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거예요.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들수록, 가슴 한켠에선 좋아하는 일은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 나다운 방식으로 조금 더 걸어 보겠다는 의지가 피어올랐죠. 그래서 어떤 결정을 했냐고요? 결국 휴식과 재충전은 다시 접어두고, 새로운 회사로 이직해 또다시 금요일을 기다리는 직장인으로 남았습니다.
꿈에 그리던 퇴사는 못했지만, 요즘은 마음이 즐겁습니다. 제가 제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출근은 여전히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제가 진짜로 바라는 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는 것.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길 간절히 바란다는 것을요. 새 직장에 적응이 쉽진 않지만, 이 마음을 곱씹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최선을 다해 한 주를 보냈습니다.
님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아니면 언젠가 해보고 싶은 일을 품고 계신가요?
우리의 매일이 언제나 팍팍하지만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금요일의 서가>에서 첫 번째 안부를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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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남해에서 뭐 해 먹고사냐 하시면 아마도 책방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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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은 언젠가 동네 책방의 사장님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꿈을 이루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죠. 그 꿈을 이룰 때쯤이면 저는 백발의 귀여운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도요. 여튼, 작지만 제 취향을 담은 공간을 운영하며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장래희망’입니다.
연남서가에 한 칸 책방을 시작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어요. 덜컥 회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시작하기에는 턱없이 용기가 부족한데, 책방 사장님은 되어 보고 싶고. 그런 제게 수많은 책장 중 단 한 칸의 주인이 된다는 건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였죠. 오늘은 이런 제게 직접적인 영감을 준 책 한 권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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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뭐 해 먹고 사냐 하시면 아마도 책방이겠지요」 박수진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남해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에세이입니다. 책방의 이름은 '아마도 책방'.
신기한 점은 저자가 원래도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책방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저자는 이 질문을 품은 채 한적하고 평화로운 남해에서 10년째 책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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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다고 이 책이 낭만적인 귀촌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하루 문을 닫으면 매출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적인 고민과, 손님들에게 사진 촬영(만)은 안 된다 말하면서도 ‘내가 생각해도 좀 그렇긴 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읽다 보면, 책방 사장님은 어떤 하루를 살아가는지, 어떤 고민을 품고 일하는지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렇게 살면 불안하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합니다. 불안을 연료 삼아 달려온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고.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도 된다고, 이런 삶도 충분히 괜찮다고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살짝 코끝이 찡해졌는데요, 과연 나는 과거의 나를 만나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잠시 생각도 해봤습니다.
평화로운 시골 책방 사장님의 일상이 궁금한 분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건 어떤 마음인지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남해에서 뭐 해 먹고 사냐 하시면 아마도 책방이겠지요」을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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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ark] 마음에 남은 문장들📖
“책방을 비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마음 한편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문을 여닫는 일만 겨우 할 만큼 바쁠 때는 ‘이 일을 계속할 자격이 있을까?’ ‘책방지기라면서 책방에 없다니 너무 무책임한 건 아닐까?’ 하는 질문들이 쑥쑥 자라난다. 그래도 돌고 돌아 결론은 언제나 같다. 아직도 우리 책방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으니 가능한 하루라도 더 열어보자고. 누군가의 하루가 이 공간에서 특별해지고, 그 방식으로 책방이 지속 가능해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 끝에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으면서, 갈 수 있을 때까지 느릿느릿 가보자고.” - p.62
“찰나의 시간이라도 한 공간을 공유한 사이에 생기는 긴밀한 연결의 힘을 믿으며, 나는 오늘도 기꺼이 자리를 비우고 다른 사람에게 책방을 맡긴다. 내가 없는 사이에도 책방은 무사했고, 앞으로도 무사할 것이다.” - p.67
“반짝반짝하는 물빛과 풍차처럼 팔을 휘두르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자꾸 힘이 생긴다. 조금 더 생기 있게, 조금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물결치며, 살아있다는 느낌이 소복하게 차오른다.” - p.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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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첫 번째 편지를 끝까지 읽어줘서 감사해요.
사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 오랜만이라 조금 떨렸거든요. <금요일의 서가>에서 보내는 이 편지를 읽는 동안 만큼은, 금요일 오후의 느슨한 마음처럼, 님께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우리, 다가올 한 주도 기쁜 마음으로 잘 살아보자고요!
다음 달 어느 금요일에 다시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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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서가
발행인ㅣ세경
1n년차 회사원. 금요일 저녁의 느슨함을 기다리며 한 주를 산다. 연남서가에서 <금요일의 서가>를 운영하며 일과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언젠가 복잡한 도심을 떠나 바람 솔솔 통하는 일상을 꿈꾸며, 그때까지 지금을 잘 살아내기 위한 기쁨을 수집하는 중.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 『엄마가 되었지만 저도 소중합니다』를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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